밀리터리Rep 2012.09.22 13:46

1. LST 

 ‘상륙함’의 제1세대로 부를 수 있는 배가 바로 LST이다. LST는 ‘Landing Ship, Tank’ 의 약자로 해석하면 ‘전차 상륙함’이라는 뜻이다. 대체로 덩치가 좀 있는 배, 즉 ‘함’은 Ship, 작은 배, 즉 ‘정’은 Craft로 부르며 꼭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500톤 정도의 배수량을 기준으로 나뉘는 것이 보통이다 (다만 요즘은 이 기준이 많이 애매해진 상태이다). 보트(Boat)는 ‘정’ 중에서도 길이 65피트 미만의 것을 뜻한다. 어쨌든 ‘함’으로 불릴 수 있는 상륙용 배로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LST는 역사도 오래됐다.

 1942년에 영국의 설계로 처음 등장한 이 배는 우리가 흔히 ‘상륙함’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뇌리에 등장하는 배이기도 한데, 노르망디 상륙작전등 2차 대전에서 1942년 이후에 벌어진 수많은 상륙작전에 절대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LST는 직접 해안에 닿아 전차나 인원을 내릴 수 있으며 최대 1,900톤까지의 인원과 상륙부대의 무기(물론 전차도 포함)를 실을 수 있어 미 해군에서도 2차 대전 이후 베트남 전쟁에서도 아주 잘 사용했지만, 속도가 12노트에 불과하기 때문에 1968년에는 20노트까지 속도를 높이고 만재 배수량도 8,100톤 이상으로 높인 뉴포트급 LST가 새로 등장해 1990년대까지 사용됐다.

 ▲ LST는 직접 해안에 가서 병력이나 차량 등을 내리는 역할을 한다. 2차 대전 중에는 유럽에서 태평양에 이르는 여러 곳에서 이런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 LST는 1950년대까지 크기나 형태, 설비 등에 변화는 있어도 기본 형태는 큰 차이 없이 이어졌지만, 1968년에 건조된 「뉴포트」급은 형태가 심하게 바뀌었다. 배의 형태가 보다 ‘배’처럼 바뀌면서 속도 역시 20노트로 높아졌고, 만재배수량도 8,550t까지 높아졌다. 대신 배의 형태가 바뀌면서 차량과 병력은 앞에 있는 램프(경사로)를 내려 하역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지금은 모두 퇴역했다.

하지만 LST는 그 큰 덩치가 직접 해안에 닿아야 한다는 약점, 그리고 한 척이 운반할 수 있는 화물과 인원에 제약이 있다는 점 등 여러 가지가  ‘초수평선 상륙’ (상륙지점에서 수평선 이내로 상륙모함이 보일 정도로 먼 곳에서 상륙작전을 펼칠 수 있는 것을 초수평선 상륙이라 말합니다 - 편집자 주)  을 모토로 하는 현대의 미 해군과 해병대와는 맞지않다 보니 개량형인 뉴포트급까지도 전부 다른 나라에 넘겨졌거나 퇴역했다.우리나라도 2차 대전 중에 미국이 건조한 LST중 상당수를 아직까지 운용중이고(워낙 낡아 문제가 만만치  않지만 일단 정상적으로 운용은 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신형의 고준봉급 LST를 만들어 운용하고 있다.

 

2. LPH

 LST와는 완전히 다른 컨셉으로 나온 상륙함이 바로 LPH이다.1950년대부터 헬리콥터라는 물건이 상륙작전뿐 아니라 해군 작전 전반에 아주 중요해지자 ‘상륙작전에도 쓸 수 있는 헬리콥터 모함’을 만들게 됐고, 그것이 바로 LPH가 된 것이다. LPH는 Landing Platform, Helicopter, 즉 ‘헬리콥터 탑재 상륙 플랫폼(배)’라는 말의 약자이다. LPH는 항공모함의 형태를 가진 최초의 상륙용 함정으로, 배 안에 전차 같은 중장비를 싣지  않는다. 그걸 해안으로 상륙시킬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 직접 해안에 대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그렇다고 전차나 장갑차량을 해안까지 옮길 LCU나 LCM, LCAC같은 대형 상륙정의 탑재와 발진능력도 없기 때문이다.

▲ 1950년대부터 60년대에 걸쳐 건조된 이오지마급 LPH는 나중에 LHD나 LHA처럼 전차나 장갑차를 상륙시킬 수 있는 개량형의 항모형 상륙함이 나오자 미 해군에서는 퇴역하거나 다른 용도로 바뀌었지만, 영국 해병대는 미 해병대와 같은 중장비가 없기 때문에 LPH로 분류할 수 있는 상륙함 오션(Ocean)을 별 탈 없이 잘 운용하고 있다. 참고로 미 해군은 아예 구형 항모를 개조, LPH로 운용하기도 했다. 2차 대전중에 엄청난 양이 만들어진 미 해군의 항모중 몇 척을 개조한 것인데, 제트기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프로펠러기 기준으로 만들어져 처치가 곤란해진 이들 항모를 헬기 모함으로 쓴 것도 나름대로 좋은 아이디어였고 실제로 1960년대까지 나름대로 잘 사용되었다.

 

3. LSD/LPD

 1941년, 미 해군은 LST와는 다른 상륙함인 LSD를 만들었다. LST가 직접 해안의 모래톱에 닿아 물자와 병력을 상륙시킨다면, 이 LSD(Landing Ship, Dock: 도크 장비 상륙함)는 해안에서 적당히 떨어진 바다에 머물고, LCU나 LCM같은 대형의 상륙정이 해안과 상륙함 사이를 오가며 전차 등의 중장비를 실어 나른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크레인 같은 장비의 도움 없이 상륙정이 직접 바다 위에서 상륙함 안으로 들어가거나 아예 처음부터 상륙함 안에 수납되어 있다가 바다 위에서 직접 발진할 수 있어야 하며, 이런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배 뒤 쪽에 상륙정이 들어갈 수 있는 도크를 설치한 것이 바로 LSD였다.

 

 LST가 비교적 작고 생산이 쉽다는 점 때문에 1천 척 이상의 엄청난 대량생산이 이뤄지기는 했지만, 한꺼번에 많은 장비와 인원을 실을 수 있는 LSD 역시 미 해군과 영국 해군에서 대전 중에 무시할 수 없는 역할을 수행했다. 만재 8,000 톤에 가까운데다 LST보다 먼 바다에서의 항해능력이 높기(원래 LST는 비교적 짧은 거리를 자기 힘으로 항해하는 배였지, 태평양이나 대서양을 건너라고 만든 배는 아니다 - 그걸로 태평양 건너 인도네시아나 더 멀리까지도 가는 대한민국 해군이기는 하지만…) 때문이다.

▲ LSD의 후방도크. 뒷문을 열고 여기에 물을 채우면 LCM이나 LCU 같은 대형 상륙정도 직접 바다 위에서 발진시키거나 들여보낼 수 있다. 이 형태가 나중에 LPD나 LSD등 현재 미해군의 수적 주력을 이루는 상륙함들의 원형이 된다.

 LSD는 2차 대전이 끝난 후 1950년대에는 만배 배수량이 11,000 톤까지 늘어난 개량형까지 나오게 되고, 1960년부터는 만재 배수량을 13,000톤까지 늘리고 각종 중장비의 적재능력도 높인 개량형인 LPD(Landing Platform, Dock: 해석은 LSD와 동일)도 등장했다. 그 뒤로 LPD와 LSD의 이름은 거의 번갈아가며 쓰이는 느낌이지만, LPD나 LSD나 기본적인 구성은 같다 - 해안에 직접 닿는 대신 바다 위에서 다른 상륙정을 도크를 통해 발진시켜 병력과 장비를 상륙시키는 것으로, 헬기의 이착함도 가능은 하지만 직접 싣고 운용하지는  않거나 두 대 정도의 적은 숫자만을 탑재하므로 최대 25대까지의 헬기 탑재가 가능하던 LPH와는 상대가 안 된다.

 

▲ LSD-49 하퍼스 페리. LST가 미 해군에서 도태된 이후 LSD는 LPD, 혹은 LSD라고 다시 불리는 개량형들로 재탄생되었다. 현재의 LPD/LSD들은 원래의 LSD보다 대형이고 LCAC운용이 가능하다. LHA나 LHD같은 고성능 상륙함만을 충분히 갖추기 어려운 미 해군으로서는 이런 ‘평범한’상륙함도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다.

 

▲ 곧 취역할 예정인 최신형 LPD인 산 안토니오(LPD-17). 스텔스 성능을 고려해 디자인된 선체와 수직발사기까지 갖춘 자체 방어능력등은 21세기의 상륙전을 확실하게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 앞으로 8척이 더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한다.

 

 LSD/LPD의 가장 최신형은 2003년에 진수되어 곧 실전에 배치될 LPD-17 산 안토니오(San Antonio)로, Mk.41 수직발사기까지 갖춰 강력한 방공능력과 함께 만재 배수량 25,000톤의 막강한 덩치를 자랑한다. LSD/LPD는 특히 미 해병대의 상륙교리가 해안에서 최대한 먼 거리의 바다 위에서 발진, LCAC를 이용해 빠른 속도로 상륙해 들어가는  초수평선 상륙작전이 중심이 되면서 (적어도 미국에서는) LST를 완전히 몰아내고 상륙함 세력의 수적 주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4. LHA

 LST와 LPD/LSD, 그리고 LPH까지 완성했으니 이제 미 해병대는 입체적인 상륙작전을 전개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시간이 지나고 보니 문제가 또 생겼다. 일단 LST와 LSD중 상당수가 1960년대를 지나면서 퇴역시킬 때가 다가왔고(2차 대전 때 만들었으니…), 또 시간이 흐르면서 미 해병대의 장비와 교리가 새로운 형태의 상륙함을 요구하게 된 것이다. 1960년대로 접어들면서 LST처럼 직접 해안에 닿는 상륙함 대신 LCM이나 LCU등의 매개체로 상륙전을 수행하는 LSD나 LPD같은 배의 중요성이 높아졌고, 또 헬리콥터 역시 중요성이 크게 높아진데다 그 전에는 없던 공격용 헬리콥터는 물론 수직/단거리 이착륙(V/STOL) 공격기인 해리어까지 도입되면서 LPD/LSD와 LPH의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배가  필요해진 것이다.

 

▲ 타라와급 LHA-3 벨로우드. 1972년에 처음 나온 LHA는 LPH와 달리 뒤에 도크를 설치, 상륙정이 발진할 수 있게 한 만능 상륙함으로, 크기도 만재 38,900톤으로 중형 항모 급이다. 2005년에 퇴역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LHA(Landing ship, Helicopter, Assault: 헬기 탑재 강습 상륙함)인 타라와(Tarawa)급이다. 미 해병대는 적어도 상륙 제1파는 한 종류의 상륙함에서 하늘과 바다 모두로 상륙병력을 보내 효율적인 작전 수행을 가능하게 하고 싶었고, 여기에 더해 그 상륙함들이 탑재한 해리어와 코브라로 직접 화력지원까지 수행하게 하고 싶었다. 이 때문에 타라와급은 만재 배수량이 거의 40,000톤에 육박(38,900t) 하는 중형 항공모함에 가까운 수준이 되었는데, LHA라는 이름 끝에 붙은 A(Assault)는 한척으로 사실상 상륙작전에 필요한 모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데서 유래했다. (타라와급중 일부는 2005~2007년 사이에 퇴역)

 

5. LHD

 LHA로 미 해병대는 필요한 종류를 다 갖춘 듯 했지만, 막상 새로운 문제가 닥쳤다. 초수평선 상륙작전 개념의 대두와 함께  초고속 상륙정인 LCAC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LCAC보다 먼저 나온 LHA의 도크는 LCAC를 두 척 수납하고 작전하기는 하지만 좁다보니 운용 효율이 그렇게 좋은 것은 아니다. 물론 지금도 LCAC는 LHA에서 뻔질나게 운용되고는 있지만 ‘2% 부족한’ 느낌은 있는 모양이고, 이런 문제 때문에 등장한 것이 LHD이다.사실 LHD는 만재 배수량도 LHA와 1,600t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지만, LCAC는 세척의 탑재가 가능해 상륙 효율은 높아졌다.

 

▲ 와스프급 LHD, LHD-2 에섹스. 와스프급은 1985년부터 등장한 최신형이다. 만재 40,500톤으로 LHA와 큰 차이는 없지만 뒤의 도크가 대형화되어 LCAC를 세척 수납할 수 있게 되어있다. 우리나라의 독도함은 후방의 도크로 LCAC를 수납할 수 있으며 헬리콥터도 직접 싣고 작전할 수 있으니 LPH보다는 LHA나 LHD로 분류하는 게 더 나을 것이다.

 

▲ 미 해병대의 상륙작전과 미 해군의 상륙함 구성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이 바로 이 LCAC이다. 최대 43노트의 초고속으로 상륙함으로부터 해안까지 내달릴 수 있는 LCAC의 등장은 LHD라는 함종을 새로 만들 정도로 큰 영향을 끼쳤고, 우리나라의 독도함 역시 이것의 운용이 디자인과 크기 설정에 큰 영향을 끼쳤다.

 

 LHA와의 가장 큰 차이도 바로 LCAC가 실리는 도크(웰 데크라고도 한다) 부분의 크기로, LHD라는 이름(Landing ship, Helicopter, Dock: 도크형 헬기탑재 상륙함)도 도크가 확장되었다는 것에서 유래됐다. 아무래도 LHA가 나올 때와는 달리 굳이 ‘강습’을 이름에 넣어 독자적인 화력지원 능력이 있다는 것을 강조할 필요가 별로 없어진 것(일부러 숨긴다기 보단 너무 당연한 일이 되었기 때문에)이 이유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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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지나가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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